블록체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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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블록체인’

이 네 글자만으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주 핫한 키워드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개념이 무엇이며,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려면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의 이해 없이 가상화폐의 개념, 그리고 가상화폐가 어떻게 화폐로서 가치를 가지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우선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개념을 큰 그림 위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하면 꼭 따라다니는 말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이 두개가 같은 것인줄 아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요즘 블록체인의 시세가 얼마냐” 와 같은 무식한 소리를 아주 당당히 내뱉고 다녔다)

먼저 정리 하자면, 블록체인은 기술이며,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화폐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1. 인공지능은 기술이고, 애플의 시리(siri)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2. 건축은 기술이고, 잠실롯데타워는 건축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건축물이다.
  3. 요리는 기술이고, 초밥은 요리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음식이다.
  4. 블록체인은 기술이고,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든 화폐이다.

그러니까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다” 라고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시리다” 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인공지능은 시리를 만드는 것 외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무궁무진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반 기술이다.

마찬가지로 건축, 요리도 잠실롯데타워를 짓거나 초밥을 만드는 것 이외에 무수히 많은 형태로 응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비트코인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형태로 응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인 셈이다.

그럼 이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어떻게 다른지는 이해가 되었다.

근데, 비트코인은 가상 화폐라고 하는데, 어떻게 화폐가 가상으로 존재할 수 있는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잠깐 화제를 바꾸어 먼저 화폐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화폐

화폐란 무엇인가?

원시시대에는 조개껍질이 화폐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상평통보,

현대에 들어와서는 화폐와 동전,

그리고 최근에는 온라인 뱅킹 통장 잔액에 찍혀있는 디지털화 된 숫자 자체가 화폐로써 인정되고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원시시대로 갔다고 생각해보자.

주머니에 있는 만원짜리 지폐를 건네며 사슴고기를 산다고 하면 바로 돌멩이가 날아올 것이다.

원시시대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한국의 화폐는 사용 불가능하며,

환전이라는 절차를 거쳐 일본에서 ‘인정’ 하는 화폐(엔화)로 교환해야한다.

즉, 화폐는 우선 그 화폐를 사용하는 구성원들간의 ‘인정’ 이 가장 중요하다.

원시시대에는 조개껍질을 화폐라고 ‘인정’ 했기 때문에 조개껍질로 물건을 사는 것이 가능했다.

조던링

디아블로2라는 게임을 아는가?

몰라도 상관 없다.

어쨌든 디아블로2에서는 ‘조던링’이라는 반지 아이템이 ‘화폐’로 사용된 적이 있었다.

조던링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생긴것도 구리고 뭐 기능도 별거 없어보인다.

하지만 유저들은 조던링을 화폐로 ‘인정’ 했고, 그것으로 거래를 했다.

조던링은 10개가 있건 100개가 있건 캐릭터당 딱 2개씩만 착용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조던링으로 거래를 했다.

심지어 대부분 조던링은 아예 착용하지 않고 그냥 창고에 넣어두고, 거래를 할 때에만 꺼내서 사용했다.

(마치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필요할때 꺼내 쓰는것처럼)

아이템을 거래할때 ‘ㅇㅇ갑옷 조던링 10개에 팝니다’, ‘ㅇㅇ투구 조던링 20개에 삽니다’ 등의 대화는 아주 흔히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반지라는 것은 착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굳이 100개 200개씩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디아블로2의 구성원들은 그것을 화폐로 ‘인정’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이며, 디아블로2에서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심지어 디아블로2를 하는 사람들끼리는 조던링으로 현실 세계에서 필요한 물건을 거래하거나, 현금을 받고 파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것을 화폐로 ‘인정’ 한 사람들 간에는 실제 현실 세계에서 사용하는 화폐와 전혀 다를 것이 없던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화폐란 사회 구성원간에 “이것이 화폐다” 라고 ‘인정’ 한 재화이다.

조던링 복제

조던링을 통한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디아블로2의 경제에 큰 위기가 닥쳤다.

바로 조던링을 복제할 수 있는 버그가 발견되어, 무수히 많은 조던링이 뿌려진 것이다.

무수한 양의 위조지폐가 제작되어 우리나라 전체에 마구잡이로 보급되었다고 보면 된다.

즉, 화폐의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은 물론, 신뢰도까지 사라져버린 것이다.

기존에 조던링 대여섯개로 거래되던 아이템은 이제 조던링 한 인벤은 있어야 구매 가능했다.

인벤이란 inventory, 아이템 창을 의미한다.

즉, 아이템 창 전체를 가득 채운 것을 한 인벤이라고 하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양이다. (한 인벤 = 40개)

조던한인벤

엄밀히 말하면 한 인벤에서 8개가 비지만, 어쨌든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조던링으로 거래를 하다보니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기껏 한 인벤을 교환창에 전부 일일이 올려놨는데, 실수로 취소를 눌러서 이 번거로운 작업을 다시 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조던링을 넣을 창고가 부족해 일명 “창고 캐릭터”를 따로 만들어서 조던링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복제된 조던링은 거래 이후에 사라져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유저들은 관리가 번거롭고 신뢰까지 사라진 조던링을 더 이상 화폐로써 ‘인정’ 하지 않았고, 그 즉시 화폐로써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은행

디아블로2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화폐는 우선 구성원간에 ‘인정’ 이 있어야 하지만, ‘신뢰’ 또한 아주 중요하다.

만약 디아블로2 모든 유저가 거래에 사용할 조던링을 운영자에게 맡기고, 그 운영자가 모든 거래를 중개한다면 어떨까?

운영자는 모든 유저가 가진 조던링의 갯수를 기록하고, 거래를 할 때에도 운영자를 통해 확실하게 조던링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복제된 조던링 또한 애초에 운영자한테 맡기는 순간 걸러질 것이다.

운영자에게 전달되는 순간 복제된 조던링이 사라진다면, 그 유저의 조던링 갯수는 ‘0’ 으로 기록될 테니까 말이다.

이는 꽤나 괜찮은 방법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우리는 ‘은행’ 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신뢰를 유지하고있다.

즉, 은행이라는 중앙 기관이 모든 사람들의 거래를 중개함으로써 출금과 입금등 거래 기록에 대한 ‘신뢰’ 를 보장한다.

A가 B에게 만원을 송금했을 때, 은행이라는 중앙 기관이 이 모든 거래를 기록하고 관리하게된다.

C라는 사람이 은행 전산을 해킹해서, 이 거래 기록을 “A가 C에게 만원을 송금했다” 라고 변조해 이득을 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은행이라는 중앙 시스템을 관리하는 관리자중 한 명이 악의를 품고 이러한 거래 기록을 은밀히 조작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은행 중앙 전산 시스템이 치명적인 데미지를 받아 모든 거래 기록과 통장 잔고가 뒤죽박죽으로 되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디아블로2 운영자가 조던링을 먹튀하거나, 운영자 계정이 해킹당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물론 극히 미미한 확률이지만, 은행이라는 시스템 또한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신뢰가 한순간 무너져버릴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시, 블록체인

은행이라는 시스템의 약점은, 은행이라는 하나의 중앙 시스템이 모든 거래 기록을 관리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심플하다.

“모든 사람이 거래 기록을 관리하자”

100명의 사람이 있고, 모든 사람이 서로의 잔고를 알고 있다.

A가 B에게 10만원을 송금한다면, 100명의 모든 사람이 그 내용을 종이에 기록하는 것이다.

C가 A에게 10만원을 받았다고 우겨도, 나머지 99명의 사람에게는 B가 A에게 10만원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그 주장은 묵살될 것이다.

종이의 모든 칸을 사용하게 되면, 새로운 종이를 발급 받아 내용을 계속 채워나가면 된다.

그리고 이미 사용한 종이에도 거래 기록이 남아있으므로 이를 버리지 않고, 새로운 종이와 함께 순서대로 묶어놓는다.

이 때, 거래 기록을 적는 종이를 ‘블록(block)’ 이라고 한다.

그 종이들의 목록이 마치 사슬(chain)로 연결한 것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에, 이 기술을 ‘블록 체인(block chain)’ 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가상화폐

은행에 100만원을 이체하면 내 온라인 뱅킹 계좌에 1,000,000 이라는 숫자가 찍힌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거래할때 실제로 현금이 오가는 일 없이 단순히 숫자만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가상화폐도 똑같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같은 가상화폐를 100만원 주고 충전하면, 내 가상화폐 계좌에 1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생긴다.

만약 비트코인 1개에 만원이라면, 100BTC가 생길것이다.

다만, 아직은 그 가격이 안정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실제 물건을 사고 팔수 있는 화폐로 인정 하지 않는다.

내가 오늘 충전한 100만원이 내일은 10만원이 될 수도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이라는 키워드가 뜨면서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투기를 하기 전까지는, 몇몇 사이트에서는 실제 화폐로 인정받아 거래가 진행되기도 했었다.

화폐의 두 가지 조건인 ‘인정’‘신뢰’ 의 측면에서 봤을 때, (물론 이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아직 많은 사회 구성원에게 ‘인정’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신뢰’ 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이미 현재 중앙 집중형 시스템의 그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현재 지구는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가상화폐가 안정화가 되고 점점 인정을 받는 순간, 아주 발빠른 속도로 전 세계 공용 화폐로써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공부하고 알아둘만한 가치가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물론,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고, 아직 끊임 없이 논쟁거리가 되고있는 화두이긴 하다.

효율성을 버리고 자율성을 얻는 시스템이라는 비판도 있고,

체인 구성이 직렬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병렬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비해 훨씬 느리다는 비판도 있다.

내가 생각 했을때도, 모든 사람이 이 장부를 전부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 네트워크 트래픽이나 저장소 용량같은 부분도 많은 이슈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슈를 제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치 유명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는 많은 이슈가 올라오듯 말이다.

게다가 블록체인은 단순히 가상화폐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당장 생각해봐도 특정 재화에 대한 소유권이나 저작권 등의 이슈를 다룰때 이러한 분산형 이력 관리 구조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특히 수 많은 웹 공유 자원에 대한 사용 권리와 이에 따른 책임 관계를 따질 때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FUTURE WORK

이 문서는 블록체인의 포괄적인 개념에 대해 기술했다.

스스로도 막연한 개념이었지만, 정리하다보니 어느정도 명확해졌다.

이후 문서에서는 블록체인이 동작하는 방식을 간단히 기술하고,

실제로 간단한 블록체인을 구현 해보며 개념을 더 탄탄히 정리해봐야겠다.




코딩장이

코딩장이

-장이: [접사]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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